본문 바로가기

일상/대학원생활

(2022/06/16) 대학원(석사과정) 최종 합격

오늘(한 1주일 밀렸지만, 귀찮으니까 그냥 오늘이라 하자) 대학원 합격 발표가 있었다.
약 1년 전에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기 시작하였고, 반년정도 고민하여 진학을 결정했다. 그리고 또 반년가량 지난 오늘, 최종 합격 발표가 있었다.
그래서 진학을 고민한 과정과, 결정한 이유, 그리고 목표를 정리해보려 한다.

이 글을 쓰는 건, 인생의 큰 결정을 기록하고 싶은것도 있지만 사실 미래의 나에게 하는 변명이기도 하다.
1년, 아니 반년 후의 나는 지금의 나의 결정을 원망하고 비난할 것이기에, 지금의 내가 미리 핑계를 써둘까 한다.
그러니 미래의 나는 이 글을 보고 욕 좀 그만하고 공부나 열심히 하길 바란다.

1. 지원 계기
대학원을 고민하게 된 계기는, 1년 넘게 반복된 이직 실패에서 시작했다.
망할 회사가 너무 전문적인? 좀 뾰족한? 분야를 하다 보니, 이 회사에서 익힌 기술은 다른 회사에서는 딱히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의 회사는 좀 주먹구구식인게 있어서, 요즘 트렌드나 최신 기술, 개발 도구 같은걸 전혀 활용하지 않는다.
진짜 쌩으로 그냥 C++만 하고 있는거야 진짜...

물론 지금 회사와 동종 업계의 다른 회사로 갈 수야 있지만, 이 업계에서는 지금 회사가 페이나 복지가 제법 괜찮은 편이다.
뱀의 머리같은 느낌
동종업계로 가는건 결국 하향지원인거다. 그럴 수는 없지

그렇게 고민한 끝에 다다른 결론이 대학원이다.
결국은 더 큰 기업으로 가기 위한 계기로 삼기 위해 찾은 것이다.

2. 정보보호 대학인 이유
이건 솔직히 크게 없다.
학사가 정보보호 학과였고, 내 커리어가 이와 관련되어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관성에 의한 결정이지만, 밥벌이는 그냥 내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니까 뭐 자아를 찾고 뭐 그런거는 취미로 하고, 일은 그냥 돈이 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고 보는거다.

개발자를 관둔건 잘한걸까 싶긴 하다.
사회적으로 아주 인기있는 직종이고, 대우받는 일자리긴 하지만, 이게 맞나 싶을 때가 너무 많았다.
그냥 윗사람이 하는 사람의 언어를 컴퓨터 언어로 변환하는 하나의 툴이 된 느낌?
이 회사의 문제인건 안다. 아닌 곳도 많다는 것도 안다. 그치만 정털리고 끔찍한걸 어떡해...

그래서 "개발을 할 줄 아는 정보보호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노리기로 했다.
개발자 타이틀도 물론 훌륭하지만, IT 기술자가 개발 경력이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결국 개발자 커리어도 나중에 써먹을거라는 말이다.

3. 지원 과정
저 별거 아닌 고민을 반년을 했다... 이 결정장애야...
무튼 그렇게 결정한게 2월이다.
그리고 올해 3월부터 지원에 착수했다.

사실 서류 지원 기간은 4월 초부터다. 그런데 이공계열은 아무래도 다들 랩실을 가야 하기 때문에, 관심있는 분야의 교수님께 컨텍이 필수다.
그래서 나도 홈페이지에 랩실 소개 글을 읽고 메일을 보냈다.
메일은 뭐, 그냥 내 커리어랑, 랩실에서 관심있어할만한?거 했으면 그런거 슬쩍 했다고 정리해서 보냈다.
중요한건, 내가 개발자로 현직에서 일했다는 경력과, 풀타임으로 지원한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랩실에서는 현직자, 특히 개발자가 지원하는걸 좋아한다고 한다. 내 합격의 비결이랄까...

처음 컨텍한 교수님께는 거절당했다. 내년부터 연구년을 하실 계획이라 나한테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이유였다.
심지어 내가 생각도 못한 고려사항도 알려주셔서 좀 감동이었다. 이분 밑에 갔으면 좋았을걸ㅠㅠ

두 번째 컨텍한 교수님께서는 메일 한방에 면담 일정을 잡자고 하셨다. 퇴근 후 시간으로 냉큼 잡고, 그 길로 면담하러 갔다.
당시에는 정신없이 대답하느라 몰랐지만, 교수님께서는 나를 어느정도 확정해두고 계셨던 것 같다.
그냥 추가로 이거저거 해봤으면 좋을 것 같은데 해봤어요? 하시는 정도?
그리고 나서 랩실에서 하는 일이나 랩실에 소속된 학생들을 소개받았다.
이것도 좀 감동이었다ㅠ 좋은 학교는 좋은 교수님이 많은것인가ㅠㅠ

그 다음은 순조로웠다. 정해진 서류를 시간 안에 내면 되고, 면접에 참여하면 된다.
아 면접 질문은 좀 난항이었다.
내가 현직자라 그런지 몰라도, 기본 지식은 딱히 안물어보시고 연구 주제를 가지고 10분중 한 7분은 얘기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 연구 주제가 좀 별로여서... 당황스러웠고 난항이었다.

그런데 면접이 끝나고 한 두어시간?뒤에 교수님께서 함 보자고 메일을 보내셨다!
이건 결과 발표다 싶어 그길로 면담을 하러 가서 합격 소식을 들었다.
이렇게 나는 정식 발표가 나기도 전에 합격 사실을 알 수 있었고, 잽싸게 퇴사를 결정했다.

4. 목표
사실 대학원에서 뭘 해야겠다 싶은건 없다. 2년 해봤자 뭘 대단히 실력이 늘겠는가. 새로운 경험을 쌓고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만, 내 커리어의 방향을 바꾸는건 아주 큰 목표이다.
보안학과 주제에 거의 개발밖에 안했기 때문에, 이번에 제대로 보안에 대한 커리어를 쌓아서 이쪽으로 진로를 바꾸려 한다.
사실 이쪽 진로가 뭐가 있는지도 잘 모른다. 취준을 아예 안하고 취업을 했으니까...
어떻게 보면, 공백기가 싫어 대학원을 다니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게 어디야. 쌩 퇴사도 아니고 맞지?

이 결정이 제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기를 바란다.

'일상 > 대학원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05/21) 대학원 생활  (2) 2023.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