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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그냥 생각나는거

내 나이 벌써 31...

내 나이 31살(할인 전), 대학교에서 술이나 먹고 돈만 모이면 여행가던게 엊그제같은데
회사를 3년이나 다녔고 대학원 졸업도 눈앞에 두고있다.
그니까 졸업하고 5년이나 지난거잖아? 군대 2년보다 짧은거같은데...
나이는 차면 찰수록 더 빨리 먹나보다.

박사는 절대 안할 생각이니(인생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반년안에 사회로 내던져질텐데, 그렇게 보니 해결할 문제가 참 많은거같다.
일단 좋은데에 취업도 해야하고, 경제력도 갖춰야 하고, 집도 문제이다.

그 중에서도 오늘 고민해보려 하는건 결혼이다.
결혼하고싶은 상대도 있고, 모아둔 돈도 있고, 졸업하면 시간도 있지 않을까 싶다.
시기상, 상황상 하면 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인생 중대사이니 고민하고 고려해볼게 좀 있지 않을까?
그래서 고민할게 뭐가 있을까 하고 끄적끄적 해볼까 한다.
물론 어디서 검색해서 찾아보고 그런건 아니다. 그냥 죄다 내 뇌피셜이다.

1. 돌이킬 수 없는

결혼 땅 하고나면 법적으로 부부가 되는거고, 어딜 가도 유부남 유부녀가 된다.
말하자면 돌이킬 수가 없다.
돌이킬 수 없다는 말은 참 무서운 말이긴 하다. 
(정확히는 돌이키기 위해서는 아주아주 큰 비용을 치뤄야 하는 것 같다.)
그럼 돌이키기 힘든 일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뭘 고민해야 할까?
참 어려운 문제이다.

고민하다 갑자기, 난 그동안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어떻게 해왔는지 생각해봤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31살까지 살면서 사실 이런 일이  참 많았다.
이미 한번 본 중간고사, 기말고사는 돌이킬 수 없고, 성적표에 기입된 내신도 어쩔 수 없고
망쳐버린 수능(난 진짜 많이 망쳤었다), 정해버린 학과, 입대, 입사, 대학원 졸업 논문까지,
망친 수능을, 입학한 학과를, 들어가버린 군대를, 회사를, 대학원을, 어쩌겠는가? 잘 해야지
작게는 뭐 셀 수 없을텐데, 무튼 이렇게 "잘 해야만"하는 것들을 "맡아"왔다.

그런데 결혼이라는게 망설여지는건, 나한테 100% 선택권이 있기 때문인게 아닐까? 
시험, 수능, 대학, 입대 이런거에 내 선택권은... 뭐 있다고는 할 수 있지만 80%는 사회가 선택한거라고 생각한다.
시험을 못보면, 수능을 망치면, 대학을 안가면, 입대를 안하면 남들과 다른 아주 힘든 길을 가야하니 말이다.
입사도, 정확히는 "돈벌이"도 안할 수는 없다. 해야한다. 입사를 하던 프리를 하던 사업을 하던 몇 안되는 선택지 가운데 반드시 골라야한다. 
하지만 결혼은? 내가 안하면 걍 안하는거다. 안한다고 뭐 잡아가길 하나 쫓아오길 하나... 요샌 안하는 사람도 많잖아?
그래서 어려운게 아닐까 싶다.

뭐야 왤케 많이썼어, 그치만 더 쓸거야

그리고 또 하나가 있다면, 회사는 다니면 돈이 나온다. 대학원은 졸업하면 학위가 나온다. 아주 뚜렷한 무언가가 나온다.
다니다 말면? 그만이다.
근데 결혼 생활은?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감정이 나온다. 그리고 하다 말면 거의 뭐 인생의 오점이다.
이것도 불안함에 아주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종합하면, 인생 처음 맞는 100% 선택지에, 리스크가 굉장하기 때문에 불안한게 아닐까 싶다.
그럼 이걸 어떻게 해야하지? 라고 하면 진짜 한 가지밖에 없다.
잘 해야한다(초딩들은 답을 알고있다. 잘~).
근데 진짜 그 수밖에 없다.
오지 않은 미래는 늘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하지만, 그건 아무런 도움도, 답도, 결정도 주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무조건 결혼생활 성공한다"는 없지 않은가
그럼 내 식대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지 않을까?
2년간의 동거가 행복했다고 20년 30년도 행복하리란 법은 없지만, 그렇다고 3년, 5년, 10년을 더 살아본다고 알 수 있을까?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개 속이 위험하지만, 걷히지 않는 안개라면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빠져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2. 합가

일단 결혼을 한다는건 같이 산다는 말이잖아?
뭐 내가 제일 먼저 떠올리는 부분이기도 하다.(내맘!!)
그런데 이 부분은 지금이랑 크게 다를게 없을것 같다. 왜냐면 이미 2년간 같이 살았기 때문이다.
이미 2년간 같이 살았는데 결혼한다고 해서 뭔가 달라지는게 있을까?

1년의 동거 후 결혼한 선배의 말에 따르면, 생활 자체에 큰 변화는 없다고 한다.
내가 생각해도 그럴 것 같긴하다. 그럼 난 지금의 동거 생활이 만족스러운가
아주 그러하다.
일단 집에 왔을 때 반겨주는 사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아주 큰 것 같다.
야근까지 하고 1시간 반이나 걸려서 집에 갔는데 아무도 없으면 집에 가는 순간 기분이 훅 꺼지는 느낌이지만, 여자친구가 "안뇽?"만 해줘도 기분이 좋아진다.
주말에도 혼자 있으면 아아아아아무것도 안한다. 비유가 아니라 진짜 아무것도 안한다.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겠냐만은 진짜 그렇다. 도대체 어떻게 사ㄹ...(그만!)
그치만 여자친구랑 있으면... 음... 아무것도 안할때도 있지만 음... 그래도 뭐라도 하는 날이 훨씬 많아진다! 적어도 맛있는거라도 해먹으니까!!

다만, 안맞는 부분도 확실히 있다.
가끔, 때로는 자주 싸우고 부딪히는데, 이유가 늘 비슷하다. 아니 똑같다.
이건 확실하게, 결혼해도 똑같을거다.
이 부분은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사실 이건 결혼이 아니라 그 전부터 생각해온게 있다.
사람의 단점은, 그 사람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있다고 생각한다.
난 여자친구가 표현을 잘 하고 투명한 점을 가장 좋아한다.
그런데 부정적 표현도 아주 잘하고 투명해서 늘 싸운다.
만약 이게 너무 싫어서 부정적 감정도 그냥 넘어가는 사람을 만난다면? 긍정적 표현이 없어서 좋은 사이가 되지 못할 것 같다.
즉, 애정"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아 뭐 있을수도 있긴 하겠지만, 대부분의, 대다수의 경우 그렇지 않을까 하는거다.
이 어쩔 수 없는 "단점"을 극복하는게 연애의, 나아가 결혼의 가장 큰 챌린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3. 나이

대한민국 남자 평균 혼인 연령 33세
하지만 나는 31세
조금, 아주 조금 이르다.
이른가? 이르면 뭐가 다를까?
여자친구는 이게 조금 걸린다고 말한적이 있다. 평균이 이 나이인 이유가 있을거라고
그래서 생각해봤다. 왜 다들 33살쯤 하는걸까

자 대학을 졸업한다. 그럼 내 나이 26(휴학, 재수 이런거 없으면!).
여자친구는? 없다 치자 일단
취직도 했다 치자. 대기업...까진 아니어도 어느정도 중견, 아님 강소기업? 이라도
그렇게 한 3년 다니면 어느정도 자리가 잡힌다.(잡힌다고 한다. 난 3년 꽉 채운게 아니라서 잘...)
그럼 대애충 30살이다. 
이정도 쯤 해서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2년쯤 연애하고 1년정도 준비해서 33살!!!!
인게 아닐까...?
대학때 만나던 여자친구랑 취업하자마자 결혼하면 것보다 일찍 할 것이고, 어찌저찌 늦어지면 더 늦게 하는거고 뭐 그런게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니, 요지는 "상황에 맞게" 한다는 것 같다.
다만 우리 사회 대다수 사람들이 그 "상황"이 오면 33인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다.
즉, 나이 자체는 상관이 없다는게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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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다 뇌피셜이라곤 하지만 글쓰다 궁금해서 몇번 검색해보면, 결혼 얘기는 죄다 사주, 신점 이런거밖에 없다.
이 선진 대한민국에서 인간의 대사소사를 결정하는게 사주, 신점밖에 없다니... 제일 충격적인 사실이다.
잘 만나고 있는 사람도 사주에서, 신점에서 아니라고 하면 헤어져야 하는가
통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
뭐 어떤 상황에서, 어느 정도 경제력으로, 어떤 시기 즈음 결혼하는게 좋다 이런거에 대한 분석은 나만 궁금한걸까?
바빠 죽겠는데 사주에서 결혼하라하면 해야하는거냐고
사주나 신점이 뭐 나쁘다는건 아닌데, 이런거에 모든걸 맡긴다면 나라에 신라시대 미실 같은 사람(나는야 선덕여왕 세대) 한명 두어야 할 판이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