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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2018년이 되어서야 본 2004년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입니다.

이미 10년도 넘게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는 유명한 영화죠.

갑자기 슬픈 영화가 보고싶은 마음에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철수 역의 정우성은 머리에 톱밥을 잔뜩 얹은 지저분한 모습으로 나와요.

가족도, 친구도 없이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며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었죠.

그런 철수가 수진 역의 손예진을 만나게 됩니다.

손예진도 만나던 남자와 헤어져 상처받은 모습으로 나오죠.

 

내 머리속의 지우개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이거 마시면 나랑 사귀는거다"

 

연애하는 모습이 나오면 나올수록 철수와 수진에게 행복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어요.

갈수록 예쁘고 멋있어지는 주인공을 보며 저까지 행복했거든요.

 

 

하지만 수진이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은 뒤로 전혀 달라지죠.

집도 못찾아오고, 철수에게 싸준 도시락엔 밥만 두개 있고,

심지어는 철수를 보고 이전에 만난 남자의 이름을 부르기도 합니다.

자꾸 철수에게 상처만 주는 자신을 보다 못해 결국 철수를 떠나게 되요.

 

 

후반부에 철수와 수진의 모습을 보며 슬프다 못해 감독이 너무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이렇게 슬프고 아프려고 둘의 모습을 너무나 예쁘게 만들었구나 싶더라구요.

대놓고 관객들을 울리려 작정한 영화에 너무 감정이입해서 슬퍼한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에서 유명한 장면은 참 많아요.

그중에서 전 두 가지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용서란 미움에게 방 한 칸 내주는 거야"

 

친엄마를 용서하지 못하는 수진이 철수에게 해준 말이죠.

결국 철수는 수진과 함께하기 위해 모은 돈을 어머니의 빚을 위해 모두 쓰게 됩니다.

포장마차에서 "우리 이제 거지다"라며 우울해하는 철수에게 수진은 철수가 즐겨 해주던 야바위를 따라하죠.

여기서 철수의 기분을 풀어주는 수진의 모습이 너무 예뻤던게 기억에 남아요.

 

 

"그녀가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한다고 말해요"

 

또 하나는

출근하는 철수에게 수진이 다른 남자의 이름을 부르는 장면이예요.

사랑스러운 눈으로 철수를 바라보며 다른 남자의 이름을 부르는 수진에게 철수는 담담하게 다녀오겠다며 문을 나섭니다.

하지만 현관을 나가 문을 닫자마자 소리를 꾹 참고 쓰러져 오열하죠.

철수가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지 가늠할 수 조차 없었던, 영화 내내 가장 슬펐던 장면입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이해할 것도 없이 그저 슬프고 먹먹했던

앞으로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인생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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